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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_5] 강원도 캠핑장_삼척 맹방비치캠핑장 후기 _ 1

by 조일리 2020. 9. 25.

2박 3일로 다녀온 삼척 맹방비치 캠핑장 후기.

지난번 정선 동강전망자연휴양림에서 푸릇푸릇한 산을 만끽했다면 이번 삼척 맹방 비치 캠핑장에서는 산과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었다. 동해 끝쪽이라 동강보다 오래 걸릴 줄 알고 일찍 출발했다. 동강은 산길이라 그랬는지 동강보다 오래 걸린 것 같지는 않다. 캠핑장이 생각보다 도로 한가운데에 있었다. 안내센터에 들러 체크인 신청을 하고 자리를 선택했다. 우리는 주차 가능한 오토데크를 예약했었는데 B1번 자리와 B3번 자리가 남아있었다. 맹방비치캠핑장은 선착순으로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오토데크는 3자리만 있어서 선택이 쉬웠지만 일반데크를 예약했다면 고민 꽤나 했을 것 같다. 사이트도 많고 데크 사이즈도 자리마다 다 달랐다. 또 데크 간격이 넓지 않아서 좋은 이웃을 만나야 할 것 같았다. 

 

안내센터를 기준으로 편의시설이 모두 모여있다. 샤워실, 화장실은 같은 건물이고 세척장, 발씻는곳, 쓰레기 버리는 곳까지 한 곳에 있다. 편의시설은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었고 안내센터에서 배부받은 팔찌를 가지고 가야만 화장실과 샤워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세척장 뒤쪽으로 바로 맹방비치가 있다. 잠깐 둘러보았는데 맹방비치에서 노지캠핑 하는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차박이 대부분이었고 맹방비치 화장실이 개방되어 있어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그럼에도 나에게 노지 캠핑은 어렵게 느껴졌다. 편의시설 포기 못해...

우리 사이트는 안내센터 완전 반대쪽이라 편의시설을 이용하려면 몇 번 왔다 갔다 해야 했다. 하지만 사이트 옆에 주차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B4사이트 쪽에 주차장이 있는데 우리에게 편의시설이 멀 듯 주차장과 사이트가 먼 사람들은 그냥 도로가에 주차하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갓길주차 차량들이 B1-B3구역 차들어가는 입구를 막아서 안내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캠핑장 사이트마다 데크크기가 다른데 우리가 예약한 사이트는 데크가 작은것 같았다. 우리에겐 괜찮았지만 큰 텐트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데크사이트를 비교해서 사이트를 정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옆쪽으로 주차장 들어가는 차단기가 있고 별도의 키를 배부받아 차단기를 열고 들어가는 듯 했다. 우리 사이트 맞은편 뷰는 도로와 논과 산이 전부였지만 갓길 주차하는 사람들이 펜스 옆에 주차를 해서 그마저도 안 보일 때가 있었다. 뒤쪽으로는 배전반이 있었다. 옆에 차를 세우고도 자리가 남을 만큼 옆 데크와 는 거리가 있었지만 뒤에 데크들은 거리가 꽤나 가까웠다. 새벽에 애기들 우는소리와 부부싸움하는 소리가 들려서 당황스러웠다.

차에서 짐 옮기고 텐트를 펴는 와중에 냥이가 자리를 잡고 낮잠을 자고 있었다. 냥이 깰까 봐 차문은 닫지도 못하고 살짝만 열어두고 짐을 옮겼다. 냥이는 세상 편하게 꿀잠을 자다가 갔다. 지금이 캠핑하기 딱 좋은 계절인 것 같다. 캠핑 다니던 날 중에 가장 날씨가 좋았다. 게다가 2박 3일은 처음인데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나무 그늘이 살짝 있었지만 사이트 앞쪽 공간이 여유로워서 우리는 타프와 텐트를 피칭했다.

사이트를 정리하고 잠깐 앉아서 쉬는데 조용하고 너무 좋았다. 놀이터 쪽은 시끌벅적한 거 같은데 우리 자리는 놀이터와 정반대에 위치해있어서 그런지 시끌벅적함이 없었다. 도로에 간간히 차가 지나다니긴 했지만 그 정도 말고는 한적했다.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생각하면서 타프를 이리저리 쳐보느라 시간이 많이 흘렀다. 저녁 먹기엔 이른 시간이라 간식도 먹고 텐트 안도 정리하고 오래간만에 여유를 부리다가 해가지기 시작하여 저녁 준비를 했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시간이 좋았다.

오늘은 떡볶이와 어묵탕 그리고 참치 주먹밥! 김밥을 말고 싶었는데 일이 커질 것 같아서 주먹밥으로 변경했다. 캠핑 다니면서 저녁에 거의 고기를 구워 먹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분식으로 차려보았다. 저녁을 한참 차리는데 아까 낮에 왔던 냥이가 기웃기웃거렸다. 우리 사이트도 구경하고 짐들도 구경하고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참치캔을 따서 온 것일까? 캠핑장에서 사람들이 냥이를 많이 챙겨준 것 같았다. 그래도 왠지 사람음식을 주면 안 될 것 같아서 냥이가 포기하고 떠나길 기다렸는데 도통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얼핏 냥이들은 물먹을 데가 없다는 얘기를 들어서 물을 떠줘 봤는데 입도 안 갖다 댔다. 나는 냥이 사람 먹는 음식 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고 남자 친구는 뭐라도 줘야 갈것같다고 했다. 남자친구가 냥이한테 어묵을 줘야겠다고 하고 어묵을 챙겨서 냥이를 사이트 밖으로 데리고 갔다. 냥이는 먹을거를 줄거라는걸 알았는지 잘 따라갔다. 냥이한테 이거줄까?라며 어묵을내미니 냥이가 알아들었는지 울음소리를 냈다. 바닥에 어묵하나를 떨어트려줬는데 냥이가 냄새맡고 잘 먹지를 않았다. 바닥에 모래가 있어서 그런것 같았다. 그와중에 떨어진걸 안먹는 도도한 냥이었다. 그래서 남자친구는 결국 자기 국그릇을 냥이에게 내어주었다. 그릇에 어묵이랑 어묵 국물이 있었는데 물은 거들떠도 안 보던 냥이가 어묵과 어묵 국물을 다 마시고 떠났다. 우리 입맛에 맞는 건 냥이입맞에도 맞는 건가. 냥이가 사람들 음식에 완벽히 적응을 한 것 같다. 맛있는 게 뭔지 아는 듯.

그렇게 냥이도 챙겨주고 밥 먹은걸 정리하고 각자의 시간을 가졌다. 나는 텐트에서 뒹굴 거리고 남자 친구는 밖에 앉아서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삼척 맹방 비치 캠핑장은 소등 및 매너 타임 시간이 10시로 조금 빨랐다. 9시쯤 텐트로 가지고 들어갈 야식을 준비했다. 저녁시간에 고기가 없었던 이유는 야식을 준비했기 때문 ^^ 구이 바다에 닭꼬치를 후다닥 굽고 텐트로 들어갔다. 왓챠로 거침없이 하이킥을 보면서 하루를 마감했다. 소등시간이 되니 주변은 정말 귀신같이 조용해져서 우리도 조용조용히 지냈다. 전기장판 틀고 전기난로까지 켜니 텐트 안이 아늑하고 좋았다. 강원도라서 엄청 추울까 봐 걱정했는데 가져온 핫템들 덕분에 추운 거 모르고 따뜻하게 텐트에서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바깥 기온은 추웠다. 따뜻한 곳에 있다가 양치하러 나왔는데 기온이 훅 떨어져 있었다. 이렇게 맹방비치캠핑장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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